
우리는 이윤추구를 첫 번째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생산을 멈추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소비 또한 중단해서도 안 되는 체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이 소비해야 하니 소비가 곧 미덕이다. 문제는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이 생산하고 소비해야만 유지되는 사회는 창조질서를 보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생산-소비-욕망의 악순환 속에 놓여있다. 우리 사회관계의 중심에는 인간성, 도덕, 양심 같은 것보다도 물질이 더욱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느새 물질은 우리 시대가 섬기는 신이 되었다. 신격화된 물질은 이미 인간의 통제력을 넘어서서 인간을 소외시킨다. 지구촌 많은 가난한 나라들, 특히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으로 값싸게 제공되는 물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소비하는 커피, 초콜릿, 설탕, 축구공 등에는 값싼 누군가의 노동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잔인한 소비 구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 운동은 주로 시민단체나 사회적 기업, 생활 협동조합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윤리적인 가치 판단에 따라 의식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비행위에 윤리적 가치를 개입시킴으로써 소비자 개인의 경제생활과 소비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운동이다. 결국 우리가 무언인가를 소비할 때 윤리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것을 구매하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소비에 감춰진 현실과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작은 물건 하나에 얼마나 깊은 상처와 고통이 서려있는지, 그것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정의로운 생산과 소비를 만들어감으로써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의 소비가 세상의 약한 이들의 희생과 아픔을 강요하는 불의한 구조를 정당화하는지, 아니면 연약한 이들을 살리고 있는지 거대한 사회 구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우리는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우리가 먼저 악한 구조 속에서 고난 받는 이들과 더불어 살며 하나님의 생명·평화·정의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