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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 몸 뉘일 한 칸 조차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0-10-08 (목) 13:10 조회 : 1121

몸 뉘일 한 칸조차

20년 11월(몸 뉘일 한 칸조차).jpg

‘지옥고’라는 말이 생겨났다. 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온 말이다. 치솟는 집값과 월세에 떠밀려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애환을 표현한 신조어이다. 이 말처럼 지옥이라 불리는 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집에 적응할 새도 없이 2년이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집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지도에 선이 쭉 그어지면 그대로 사람을 밀어버리는 철거 방식에 밀린 세입자와 철거민들, 인간답게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은 결국 거리로 나앉거나 죽음을 맞이한다.

주택 공급률은 100%가 넘었다는데 도심 철거와 아파트 건축은 계속되고, 폭등하는 아파트값에 재정착률은 바닥을 맴돈다. 서울은 뉴욕, 런던, 도쿄 등 다른 주요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세입자 비율이 높은 ‘세입자의 도시’이다. 다주택자들의 주택 구매 등과 함께 고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늘어나는 반면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간 매매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집은 살기 위한 목적보다 상품으로서 특성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유행한다. 이 거대한 주택 시장의 벽 앞에서, 투기로 얼룩진 우리 사회는 정직한 노동이 아닌 불로소득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모두가 투기에 매달리며 부동산 수익을 기대하는 사이, 어떤 사람은 폭등하는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죽음을 택한다.

지난 2020년 7월 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됐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고,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전월세에 5%의 인상 제한을 두었다. 1981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처음 제정되고 1989년 개정 이후 31년 만이다. 이번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추가되었다. 세입자가 2년 더 살겠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물론 이 법안에도 집주인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8가지 단서 조항을 달아놓았다. 혹자는 주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법안이 아니냐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재산권은 사람의 살 권리, 생존권을 넘어서지 못한다.

레위기 25장 23절의 말씀이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 하나님께서 희년을 말씀하시며 땅은 하나님의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 집은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피로를 해소하여 정신적 안정을 얻고, 가족 간의 사랑과 믿음을 나누는 공간이다.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지속 가능하고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우리 그리스도인은삶과 그 소산이 권리로 보장되는 세상을 꿈꾸며, 땅을 ‘소유한 이’가 아니라 ‘살아가는 이’로 살아가자.

 

* 실천합시다.

- 땅은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합시다.

- 주변에 존재하는 쫓겨나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집시다.

- 희년 정신을 기억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 그리스도인으로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합시다.